콘텐츠 본문으로 바로 이동
left

연수 후기, 소감

별안간 참통에 가고 싶다. 참통에 안 가면 어디에 간단 말인가 - 2018년 4월 모임 후기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네이버 공유 카카오스토리 공유 공유 더보기

페이지 정보

한민수(kor***)
2018-04-26
233

본문

꽃, 꽃이, 꽃이로구나
꽃이란 이름은 얼마나 꽃에 맞는 이름인가
꽃이란 이름 아니면 어떻게 꽃을 꽃이라 부를 수 있었겠는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다
꽃을 안 사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은 것, 그것이 꽃 아니겠는가
    - 이진명, '젠장, 이런 식으로 꽃을 사나' 중에서
 
 위의 시처럼 '별안간 참통에 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 순간, 참통이 아니면 안 된다. 학교일도 집안일도 잠시 안녕이다. 왜냐면 참통은 꽃이기 때문이다.
 참통에 가면 꽃처럼 어여쁜 마음이 있다. 그냥 참가자, 회원이 아닌 바로 '나'를 기다리는 환대가 있다. 오늘도 카네이션 꽃다발과 따뜻한 김밥, 제주에서온 생수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안개꽃처럼 소박하지만 풍성한 인사가 있다. 지난 달에 만났어도, 몇 년전에 만났어도 비슷하게 어색하고 반가운 사람들. 몇 번 이상 안 왔다고 오지 말라는 사람도 없고, 몇 번 이상 왔다고 더 주는 것도 없다. 적당하게 느슨하고 알맞게 당겨주는 끌림이 참통에는 있다.
 무엇보다 참통에는 라일락 향기 같은, 가까이 있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목청 높이지 않아도 살아온 삶 자체가 감동을 주고, 거창한 사상과 이론이 없어도 두고두고 꺼내먹을 수 철학과 신념이 마음의 곳간에 쌓여간다.
 그 무엇보다 참통에 가면 한 명 한 명이 모두 해바라기 같은 참통샘들이 있다. '항상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을 만들고, 스스로 봄길이 되어 한없이 걸어가는' 범희샘 같은 선배님도 참 많다. 부끄러움은 많고 욕심은 없지만 어려운 길, 손해 보는 길을 담담히 걸어가는 선생님들. 하지만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나서야 할 때는 숨지 않는 샘들을 참통이 아니면 어디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단 말인가.
 남들은 논문을 읽고 연설문을 쓰고 매뉴얼을 나눠주고 소설을 붙들고 있지만, 나는 시 중에서도 산문시, 이야기시 같은 참통이 참 좋다.
 그래서일까? 참통에 가면 항상 시가 먼저 맞이하고 그래서 어울려 노래 부르고 춤도 추고, 밤 새워 이야기꽃을 피운다. 늘 푸른 봄길이 이곳에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정호승, '봄길'
 
 

댓글

right